1. 반전의 반전
해당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원하지 않으시는 분은 뒤로 가기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작가 길리언 플린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관객들에게 다양한 의미의 충격을 선사합니다.
로자먼드 파이크, 벤 애플렉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가 된 영화, [나를 찾아줘]를 소개합니다.
2. 줄거리
영화는 결혼 5주년 기념일, 주인공 닉 던(벤 애플렉 분)의 아내 에이미 던(로자먼드 파이크 분)가 사라지며 시작됩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작가겸 기자로 생활하는 닉과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예일대와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엘리트 에이미는 과거 우연히 파티장에서 만나 서로 첫눈에 반해 연애를 하고 결혼까지 성공합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갑작스러운 경제불황으로 닉과 에이미는 실업자가 되고 그들의 결혼생활에 빨간불이 켜지기 시작합니다. 닉은 작문을 가르치는 대학 전문강사로 일하게 되면서 점점 게을러 지고, 그럼에도 계속해서 쓸데없는 물건을 소비하는 닉에게 에이미는 불만이 쌓입니다. 한편 에이미 부모님의 형편이 어려워지자 그녀는 부모님들에게 물려받은 신탁자금을 닉과 상관없이 부모님께 빌려주게 되는데 이를 안 닉 역시 그녀에게 불만이 쌓여갑니다.
서로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쌓여만 가던 어느날 결혼 5주년 기념일에 출근하던 닉은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집으로 되돌아 갑니다. 아내 에이미가 온데간데 사라진 것을 안 닉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합니다. 그러나 아내에게 무관심했던 닉은 그녀에 관해 묻는 경찰관의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하지 못하고, 장인과 장모에게조차 연락을 하지 않은 그를 보고 경찰관들은 그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에이미의 실종사건이 관심을 받던 찰나 그녀가 실종되기 전 집안에서 많은 양의 핏자국이 있었던 것, 에이미가 날이 갈수록 힘들어 했다는 동네 주민의 증언이 소개되며 닉은 공공연한 용의자가 됩니다. 더불어 그가 여제자 앤디(에밀리 라타이코스프키 분)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고 에이미가 실종되기 전 임신을 했었던 사실이 밝혀지며 닉은 사면초가의 상황에 빠집니다. 그리고 에이미의 일기장에 쓰여진 '이 남자가 날 죽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그에 대한 의심의 정점을 찍게 합니다.
영화는 장면을 바꾸어 한 차량의 조수석에서 운전하고 있는 에이미를 비춥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어느날 닉의 불륜을 목격한 에이미는 남편 닉을 범죄자로 몰아 복수하기로 결심합니다. 이에 결혼 기념일 5주년을 맞아 스스로 뽑은 피를 집안 곳곳에 뿌린 후 닦아내고, 동네 주민을 초대해 임신한 것처럼 보이며, 닉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키기 위해 대형 사기극을 꾸밉니다. 시간이 흘러 그녀의 계획대로 되자 그녀는 본래의 모습을 감추고 낸시라는 이름으로 위장하여 자신을 스토킹했던 전 남자친구 데시 콜린스(닐 패트릭 해리스 분)에게 찾아가 호소합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살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데지가 죽게 되고, 이 역시 에이미는 그가 자신을 납치해서 그를 피하려다 일어난 일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리고는 피투성이가 된 채 닉이 있는 집으로 향합니다.
모든 과정을 지켜봤던 형사는 의구심을 갖지만 수사는 자연스럽게 종결되고 에이미는 선물이라며 닉에게 임신테스트기를 전달합니다. 자작극 후에 닉에게 돌아왔을 때 그가 떠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미리 채취해 두었던 그의 정자를 시술받아 임신할 한 것이었습니다. 영화는 결국 아이를 포기할 수 없어서 행복한 척 연기를 하고 살기로 결심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으로 막을 내립니다.
3. '나'를 찾아줘
영화의 원제는 'Gone Girl(사라진 그녀)'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나를 찾아줘'를 영화 제목으로 선택했습니다. 원제가 남편 닉 또는 제 3자의 입장에서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그녀를 바라보았다면, 국내에서는 에미이 그녀의 입장에서 영화를 해석합니다.
겉으로 완벽해 보였던 그녀는 어느날 마치 자신을 찾아달라고 이야기하는 듯한 여러 단서를 남기고 사라집니다. 그리고는 그녀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기상천외한 일들을 꾸며냅니다. 대중과 언론의 비난은 물론 스스로 자신에 대한 폭력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이런 비정상적인 행동들을 보고 있으려니, 한편으로는 그녀가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본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 자신을 되찾고자 발악하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닉 던은
내 자존심, 내 존엄성,
내 희망, 내 돈을 빼았았다.
그건 살인이다.
영화는 동일한 첫 장면과 끝 장면을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왜 그런 표정을 짓는지, 왜 그런 대사를 하는지 궁금했다면 모든 것을 알게 된 마지막에 그녀의 얼굴을 마주했을 때 소름이 끼칩니다. 잘 짜여진 스토리와 그녀의 연기는 이 영화를 대표적인 스릴러 영화로 만들어 주기에 충분합니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놀라움을 선사하는 영화, [나를 찾아줘]였습니다.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 반전영화를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 드립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