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독 속에서
해당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원하지 않으시는 분은 뒤로 가기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일반적인 SF영화와는 달리 영화 애드 아스트라에는 외계인의 등장도, 격렬한 액션씬도 없습니다. 두 시간 여의 러닝타임 내내 주인공 로이의 독백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는 무척 잔잔하고 단조롭습니다.
연륜이 넘치는 브래드 피트의 연기로 가득 채워져 화제가 된 영화, [애드 아스트라]를 소개합니다.
2. 시놉시스
가까인 지구, 인류는 황폐해진 지구를 뒤로한 채 태양계로 향합니다.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우주 탐사 중 실종된 아버지 클리프(토미 리 존스 분)의 족적을 따라가는 우주비행사 로이 맥브라이드(브래드 피트 분)는 영웅이자 전설로 추앙받는 아버지의 뒤에서 조용히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비밀 임무에 투입됩니다. 그것은 화성으로 가서 오래전 라마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가족을 떠나 해왕성으로 향했던 아버지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었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줄만 알았던 그는 큰 충격을 받습니다. 그렇게 로이는 달에서 화성으로, 화성에서 해왕성으로의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화성에 도착한 로이는 지하 통신 허브에서 해왕성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아버지가 살아있음을 알고 오열합니다. 그의 바이오 리듬에 변화가 생긴 것을 눈치챈 군 당국은 그를 임무에서 제외시키고 해왕성에 우주선을 보내 그의 아버지 클리포드를 제거하기로 합니다. 이를 알게 된 로이는 화성 기지 관리소장 헬렌 란토스(루스 네가 분)의 도움으로 출발 직전 우주선에 가까스로 탑승하고 해왕성에 도착합니다.
마침내 해왕성에서 다시 만나게 된 로이와 아버지. 그러나 반가운 마음도 잠시, 그의 아버지는 지적 생명체에 대한 집착으로 이미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아버지를 설득해서 지구로 데려오려는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기가 내 집이다. 난 돌아갈 계획 없이 온 것이다.'라며 그를 뿌리칩니다. 인류를 위협하는 써지 현상을 해결한 로이는 결국 아버지를 두고 혼자 지구로 돌아옵니다. 영화는 어딘가 이전과는 달라진 표정의 로이를 보여주며 막을 내립니다.
3. 별을 향하여
라틴어로 '별을 향하여'라는 뜻의 '애드 아스트라'는 주인공 로이 맥브라이드의 우주에서의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는 지구를 구하기 위하여 그리고 자신의 별이었던 아버지를 구하기 위하여 달려갑니다.
영화에서 로이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에 익숙한 인물로 묘사됩니다. 영웅이었던 아버지의 뒤에서,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받은 상처를 가지고 그의 부재로 힘들어하는 어머니를 위로하며 덤덤하게 살아갑니다. 생사를 다투는 임무의 성격상 아내인 이브(리브 타일러 분)에게조차 진심으로 마음을 표현하지 않습니다.
그러던 그가 우주여행을 통해 아버지를 만나 그를 이해하게 되면서 마침내 자신의 전부였던 아버지를 벗어나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됩니다. 철저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였던 아버지와 달리 로이는 그를 만나고 귀환하며 삶의 긍정적 요소를 발견합니다.
마지막에 자신의 이야기를 조용히 전하는 로이의 모습은 세상을 구한 영웅이 아닌 그저 한 아버지의 아들이었습니다. 이렇듯 영화 애드 아스트라는 인류를 구한 영웅 로이가 아닌 한 인간 로이의 독백을 통한 내면에 집중합니다.
삶이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지만
난 두려워하지 않아요.
가까운 사람들과 난 그들의 짐을 나누고
그들은 나의 짐을 나누면 되지요.
난 살아갈 거고 사랑할 겁니다.
로이의 독백을 통해 영화는 순간순간을 소중히 하고 서로를 사랑하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우리의 삶을 보여줍니다. 더 이상 회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며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 애드 아스트라였습니다.
브래드 피트를 좋아하시는 분, SF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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